[뉴스A/S] 익충이라지만 불편한 러브버그…어떻게 대처할까

2024-06-21 6

[뉴스A/S] 익충이라지만 불편한 러브버그…어떻게 대처할까


[앵커]

취재 이후를 들여다보는 시간, 뉴스A/S입니다.

러브버그와의 전쟁, 오늘 뉴스A/S에서 조명해보는 시간 마련했습니다.

디지털뉴스부 한채희 기자 나와있습니다.

한 기자, 러브버그와 오랜 시간 있었던 거 같은데, 언제 취재 다녀오신 겁니까?

[기자]

이틀 전인 수요일에 다녀왔는데요.

아침 9시에 산을 올라서, 최종적으로 취재를 마쳤던 시간은 오후 2시였습니다.

4~5시간 동안 러브버그를 만났던 겁니다. 그런데 점점 더워져서인지, 하루하루 다르게 러브버그가 늘어나는 것 같아요.

[앵커]

한 기자 몸에도 막 붙던데요.

물리진 않았습니까?

유해하지 않을까요?

[기자]

불행 중 다행으로 러브버그는 사람을 해치지 않아. 독성이나 질병도 없어 익충으로 분류돼. 러브버그 유충은 낙엽을 분해해 토양을 비옥하게 하기도 하고, 성충은 꽃의 수분을 돕기도 함. 그리고 그렇게 빠르지 않아. 오히려 엄청 느리고, 행동 반경이 좁아. 막 달라붙기보다는, 천천히 비행하다가 사람이 보이면 그냥 붙는 것. 생긴 건 익숙하지 않지만, 러브버그가 우리 곁에 온 지 벌써 3년, 친숙해질 때가 되지 않았나.

[앵커]

러브버그를 보기 위해 등산을 했던데, 왜 굳이 산을 올라간 건가요?

길에도 많지 않나요?

[기자]

3년 전, 러브버그가 대발생했던 곳 어디었는지 기억나나.

[앵커]

서울 서북부였던 것 같아요.

[기자]

맞음. 서울 은평구와 경기 고양시. 봉산은 두 지역의 경계에 있는 북한산 자락에 있음. 전문가에게 물어보니 이 봉산이 대발생의 시발점. 당시 인천의 일부 지역에서도 발견됐기 때문에 러브버그가 꼭 봉산에서 탄생한 것으로 볼 수는 없지만 대거 출몰됨.

[앵커]

산에 살던 곤충들이 왜 도심을 습격하기 시작한 건가요?

[기자]

말씀드린 것처럼 봉산은 서울 도심에 있는, 해발 약 207m의 얕은 산. 아파트와 주택가 밀집한 곳에 위치. 대부분의 곤충들은 빛에 이끌리는데, 러브버그도 산 주변에 높은 아파트들이 많다보니까 밤이 됐을 때 빛을 따라 내려오게 된 것. 이후로 쭉 우리 곁에 눌러 살게 됨.

[앵커]

이제는 전국 곳곳에서 나타나요.

[기자]

충청권 일부 지역에서는 지난달부터 발견됐다고. 경기, 인천도 마찬가지.

[앵커]

작년보다 빨리 출현하기 시작한 것 같아요. 날씨 영향도 있을 것 같은데.

[기자]

저도 봄. 재작년엔 6월 말, 작년엔 6월 중순 쯤 등장했는데, 이번엔 더 앞당겨짐. 점점 더워지는 기후변화 영향이 큰데요. 자료를 준비했는데요. 자연활동 공유 온라인 플랫폼에 러브버그의 이름인 붉은등우단털파리를 검색. (사진1 띄우기) 지난 2일 인천 부평구를 시작으로 7일부터는 서울 전역에서 러브버그 발견했단 글이 잇달아. 실제로 기자가 만난 등산객은 한 달 전부터 산에서 봤다고 함.

[앵커]

민원도 많이 들어왔다고요?

[기자]

실제로 서울시에 따르면, 러브버그로 인한 민원은 지난 2022년 4400여 건에서 지난해 5600여 건으로 약 27% 증가. 올해는 작년보다 더 빨리 시작했으니까, 민원 더 많아지지 않을까.

[앵커]

러브버그는 대체 왜 붙어다니는 겁니까?

[기자]

짝짓기를 위해. 암컷과 수컷이 꼬리를 맞댄 채 짝짓기하는 상태 그대로 날아다니는 것. 물론 붙어 있다고 해서 내내 짝짓기를 하는 것도 아니고, 항상 붙어 다니지도 않아.

[앵커]

러브버그만 문제가 아닌 게, 한 달 전에 성수동에 갔을 때는 '팅커벨'이 정말 많았거든요.

팅커벨이 이제 좀 사라지나 했는데, 러브버그의 시기가 시작된 것 같아요.

[기자]

맞아. 영상 한번 볼까. (영상1 재생) SNS에 올라온 영상인데, 5월 9일에 찍은 거야. 눈이 내리는 거 같아. 영상 속 여성이 손을 마구 흔들면서 벌레를 쫓고 있어. (영상2 재생) 여긴 잠실야구장. 5월 24일에 찍은 것. 작성자는 야구 경기 직관을 갔는데, 팅커벨이 너무 많아서 5회까지만 보고 나왔대.

[앵커]

엄청 많은데요.

설마, 동양하루살이도 해충이 아닌가요?

[기자]

맞아. 동양하루살이는 2급수 이상에서만 서식. 오히려 주변 하천의 수질이 깨끗하단 의미. 심지어 유충은 하천의 유기물을 먹어서 생태계 순환에 도움이 돼.

[앵커]

동양하루살이도 그렇고 특히 러브버그의 계절이 돌아왔잖아요.

시청자들이 궁금한 건, 어떻게 대처할 수 있는지예요.

[기자]

익충이라지만, 개체 수가 너무 많아지니 그렇게 느껴지지 않을 수 있죠.

러브버그 때문에 생업에 피해를 보는 상인 분들도 계시잖아요.

물을 뿌리는 걸 추천. 러브버그는 물 싫어해. 벽에 물만 뿌려놔도 잘 앉지 못한대.

[앵커]

아, 살충제가 아니라 물이요?

[기자]

네. 약이나 살충제가 능사는 아냐. 오히려 너무 많이 뿌리면 예상치 못한 결과로 이어질 수 있어.

[앵커]

어떤 일인데요?

[기자]

네. 제가 앞서 말씀드렸던 대벌레 얘기로 넘어가볼게. 4년 전 서울 은평구에 대벌레가 정말 많이 나왔어. 민원이 늘어날 수 밖에 없잖아. 구청에선 이걸 막기 위해 살충제를 많이 뿌리고, 트랩도 설치했어. 결국 대벌레는 줄었지. 그런데 살충제라는 게 대벌레만 죽이는 게 아니라, 생태계 다른 곤충들에게도 영향을 끼친 거야. 일부 전문가들은 이때 여파로 러브버그의 포식 곤충, 즉 러브버그를 잡아먹는 다른 곤충들이 대거 죽는 바람에 3년 전부터 은평구 봉산에서 러브버그가 대발생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봐.

[앵커]

그렇군요.

물 뿌리는 것 말고 다른 방법은 없을까요?

꿀팁 알려주시죠.

[기자]

집 안으로 들어오지 않도록 방충망 살펴봐. 문틈과 창틀 물구멍 막아서 실내로 들어오지 않게. 또 러브버그는 빛과 밝은 색을 좋아해. 앞서 본 것처럼 등산할 때 하얀 옷 입으면 안 돼. 어두운 옷 입으면 덜 달라붙어. 무엇보다, 러브버그의 수명은 길어야 일주일. 2~3주 후에는 개체수가 줄어들텐데, 7월 초엔 사라질 것으로 예상돼.

[앵커]

한 기자, 이제 러브버그 박사가 된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한채희 기자와 얘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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